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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DIVE

회사에서 유독 피곤한 이유

읽는 시간 약 8분

하루 종일 앉아 있었는데, 왜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

이상하게 회사에서는 시간이 잘 가지 않는다.

아침에는 괜찮았는데 점심을 지나면서 조금씩 지친다.

오후가 되면 집중하기가 어려워지고,
퇴근할 때쯤이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집에 돌아오면 씻는 것도 귀찮고,
누워서 휴대폰을 보는 것 말고는 하고 싶은 게 없다.

그런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든다.

“오늘 특별히 힘든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

하루 종일 몸을 움직인 것도 아니다.

대부분 앉아서 일했고,
퇴근 후에는 별다른 일정도 없었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느끼는 피로는
단순히 몸을 많이 써서 생기는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몸은 가만히 있어도 계속 일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몸보다 머리를 더 많이 쓰는 날이 있다.

메일을 확인하고,
회의 내용을 듣고,
업무 순서를 정하고,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다시 확인한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도
하나씩 이어지면 계속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거나
계속 우선순위를 바꿔야 하는 상황에서는
업무가 끝난 뒤에도 회복이 더 필요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에서는 업무에서 요구되는 정신적·감정적·신체적 부담이나 근무시간 등이
업무 후 회복이 더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앉아서 일했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을 뿐,
하루 종일 계속 사용한 것이 있었던 것이다.

일이 많아서만 피곤한 것은 아니다

업무가 많으면 당연히 힘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일이 많지 않은 날에도 피곤할 때가 있다.

왜 그럴까.

해야 할 일이 적더라도
계속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사의 반응을 살피거나,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하거나,
언제 연락이 올지 신경 쓰거나,
내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는 것처럼.

업무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뿐 아니라
일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
주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같은 업무 환경도
직장인의 스트레스와 관련될 수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의 피로를
단순히

‘일이 많아서’

라고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할 때가 있다.

일의 양뿐 아니라, 일을 하면서 얼마나 긴장하고 있었는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쉬는 시간에도 회사 생각을 하고 있다면

퇴근했다고 해서
바로 회사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집에 와서도

‘내일 그거 해야 하는데.’
‘아까 그 말을 괜히 했나.’
‘메일 답장을 안 했네.’

이런 생각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몸은 집에 있는데
머릿속은 아직 회사에 있는 것이다.

연구에서는 업무가 끝난 뒤
일에 대한 생각에서 심리적으로 벗어나는 것,
심리적 분리(psychological detachment)
회복과 관련된 중요한 경험으로 다뤄져 왔다.

반대로 업무에 대한 생각이 계속 이어지면
퇴근 후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느낌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어떤 날은
퇴근 시간이 빨랐는데도 피곤하다.

쉬는 시간이 있었지만, 완전히 쉬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저녁’도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회사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갑자기 모든 것이 귀찮아질 때가 있다.

운동도 해야 하고,
방도 치워야 하고,
밀린 일도 있는데
그냥 누워 있고 싶다.

이럴 때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없지?’

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하루 동안 사용한 에너지를 회복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업무로 인한 피로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으면
다음 날까지 피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그래서 퇴근 후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에는
그 시간을 무조건 게으른 시간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

어쩌면 정말로
회복이 필요한 시간일 수도 있다.

주말이면 괜찮아질 것 같았는데

그래서 주말을 기다리게 된다.

‘주말에는 푹 쉬어야지.’

그런데 막상 주말이 되어도
생각만큼 회복되지 않을 때가 있다.

늦게까지 자고,
하루 종일 누워 있고,
휴대폰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도
월요일이 가까워지면 다시 피곤해진다.

쉬는 시간의 양만 중요한 것은 아닐 수 있다.

연구에서는 업무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는 것뿐 아니라
일에서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거나,
편안하게 긴장을 풀거나,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 같은
회복 경험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그러니까

‘얼마나 오래 쉬었는가’

만큼이나

‘쉬는 동안 정말 회사에서 벗어나 있었는가’

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 유독 피곤하다면

그렇다면 피곤할 때마다
무조건 더 쉬어야 하는 걸까.

꼭 그렇지는 않다.

먼저 무엇 때문에 피곤한지를
조금 다르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의 양이 너무 많은 건지,

계속 긴장하고 있는 건지,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는 건지,

퇴근 후에도 회사 생각을 계속하고 있는 건지.

원인이 다르면
필요한 회복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일이 너무 많다면
해야 할 일을 줄이거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야 할 수도 있고,

계속 긴장하고 있다면
잠깐이라도 업무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퇴근 후에도 회사 생각이 계속된다면
일과 생활 사이에 경계를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피곤하다는 사실만 보고

‘내가 체력이 약한가?’

라고 결론 내리지 않는 것이다.


이건 정말 그럴까?

‘회사에서 피곤한 건 그냥 일을 많이 해서 그런 걸까?’

정말 그럴까.

궁금해서 관련 연구를 찾아보았다.

업무 후 피로를 다룬 연구들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다.

업무량이나 업무 요구뿐 아니라
근무시간,
업무를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
업무에서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는지 등
여러 요소가 함께 관련되어 있었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도
여러 업무 요구가 피로와 수면 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회복 경험이 그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계속 살펴보고 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회사에서 피곤한 건 일을 많이 해서다’라고 단순하게 말하지 않았다.

궁금해서 찾아봤고,

찾아보니 회사에서 느끼는 피로에는
일의 양뿐 아니라
긴장과 회복의 문제도 함께 들어 있을 수 있었다.

관련 연구

한 가지 기억할 것

회사에서 유독 피곤하다고 해서 내가 유난히 체력이 약한 것은 아닐 수 있다.

하루 동안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았을 수도 있고,
계속 긴장하고 있었을 수도 있고,
퇴근한 뒤에도 머릿속으로 일을 계속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피곤한 날에는

‘왜 이렇게 아무것도 하기 싫지?’

라고 자신을 탓하기 전에

‘오늘 나는 무엇 때문에 가장 많이 지쳤을까?’

라고 한번 물어봐도 좋을 것 같다.

지금 일은 얼마나 남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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