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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DIVE

생각이 너무 많을 때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

읽는 시간 약 8분

생각을 멈추고 싶은데, 왜 생각은 자꾸 이어질까.

별일 아닌 것 같은데 계속 생각난다.

아까 했던 말이 괜찮았는지 다시 떠올리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고,
내일 해야 할 일을 생각하다가 어제 있었던 일까지 생각난다.

그만 생각해야겠다 마음먹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머릿속은 조용해지지 않는다.

"왜 나는 이렇게 생각이 많을까?"

생각이 많다는 것을 단순히 성격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우리가 생각을 이어가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생각 하나가 다른 생각을 데려온다

우리 머릿속에서는 한 가지 생각만 계속되는 경우가 드물다.

하나의 생각이 다른 생각을 불러온다.

내일 할 일을 생각하다가
오늘 못 끝낸 일을 떠올리고,

오늘 못 끝낸 일을 생각하다가
아까 들었던 말을 떠올린다.

그러다 보면 처음에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 채
전혀 다른 생각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생각이 많다는 것은
반드시 머릿속에 문제가 많다는 뜻은 아니다.

생각은 서로 연결되면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생각이 어디까지 이어지느냐일지도 모른다.

해결하려고 생각했는데, 답은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생각이 많아지는 순간은 대부분 무언가를 해결하려고 한다.

"내가 왜 그랬을까?"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지?"

"이 일이 잘못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지나간 일을 돌아보면서 다음 행동을 정할 수도 있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상하면서 준비할 수도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생각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생각이 비슷해질 때가 있다.

이미 지나간 대화를 다시 떠올리고,
다른 말을 했으면 어땠을지 생각하고,
또 다른 가능성을 상상한다.

생각은 계속되고 있는데
새로운 답에는 가까워지지 않는다.

많이 생각한다고 해서 항상 더 나은 답을 찾게 되는 것은 아니다.

지나간 일이 자꾸 떠오르는 이유

이미 끝난 일인데도 자꾸 생각날 때가 있다.

특히 내가 실수했다고 느꼈던 일이나
상대방의 반응이 신경 쓰였던 일은 더 오래 남는다.

'그때 그렇게 말하지 말걸'
'다른 말을 했으면 어땠을까'
'혹시 내가 이상하게 보였을까'

한 번쯤은 누구나 해봤을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같은 장면을 계속 되풀이해보면서
새로운 답을 찾지 못한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생각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재생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생각은
해결하려는 생각이라기보다, 끝난 일을 다시 확인하는 생각이 되기도 한다.

일어나지 않은 일도 미리 걱정하게 된다

생각이 많은 순간에는 과거뿐 아니라 미래도 계속 등장한다.

'혹시 잘못되면 어떡하지?'
'그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면?'
'내일 일이 생각보다 어려우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인데도
머릿속에서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미리 만들어놓는다.

이런 생각에는 도움이 되는 면도 있다.

미리 준비할 수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할지 생각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가능성을 하나씩 늘려가다 보면
준비와 걱정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어떡하지'가
'그럼 이것이 생기면 어떡하지?'로 이어지면서
아직 오지 않은 일을 계속 살아보게 되는 것이다.

대비하기 위한 생각이 어느 순간 걱정 자체를 키우는 생각이 될 수도 있다.

생각이 많을수록 결정하기 어려워질 때도 있다

생각이 많으면 결정을 더 잘 내릴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A를 선택하면 어떨까.

그런데 B가 더 나을 수도 있고,

B를 선택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렇게 가능성을 계속 비교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결정하는 것보다
결정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그러다 결국
'조금 더 생각해보고 결정해야지'
라고 미루게 된다.

생각을 많이 하는 것과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때로는 더 많은 생각보다
지금 결정해야 하는 것을 하나로 줄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면 정말 더 생각날까?

이상한 경험이 있다.

어떤 생각이 떠올랐을 때
'이제 그만 생각해야지'
라고 마음먹으면 오히려 그 생각이 다시 떠오르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심리학에서는 사고 억제(thought suppression)와
그 뒤에 나타날 수 있는 반동 효과(rebound effect)를 연구해왔다.

일부 연구에서는 생각을 억누른 뒤
그 생각이 다시 나타나는 반동 효과가 관찰되기도 했다.

다만 그 정도는 생각의 종류나 상황,
연구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생각을 억누르면 반드시 더 생각난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생각을 억지로 없애는 것만이 항상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점이다.

생각을 없애려고 하지 않고, 바라보는 방법도 있다

그렇다면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그 생각을 없애려고 해야 할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라고 다시 생각하기보다

'아,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생각과 나 사이에 조금 거리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정말 해결해야 할 문제인지
한 번 구분해볼 수 있다.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일인지.

나중에 생각해도 되는 일인지.

아니면 이미 지나간 일을 다시 확인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을 하나씩 나눠보면
머릿속에서 한꺼번에 돌아가던 것들이 조금 다르게 보일 수 있다.

모든 생각에 답을 찾을 필요는 없다

생각이 많을 때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해결해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모든 생각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어떤 생각은 답을 찾아야 하고,
어떤 생각은 잠시 내려놓아도 된다.

이미 지나간 일을 모두 다시 해석할 필요는 없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전부 미리 준비할 수는 없다.

때로는 생각을 계속하는 것보다
잠시 다른 일을 하는 편이 나을 때도 있다.

산책을 하거나,
잠깐 자리를 비우거나,
머릿속에 있는 것을 글로 적어보는 것처럼.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잠깐 떨어져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생각을 줄여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생각이 많다는 것은
여러 가능성을 살펴보고,
상황을 깊게 바라보는 것과 연결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생각의 양 자체보다
그 생각이 나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일지도 모른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같은 장면을 반복하고 있는지,

미리 준비하고 있는지,

아니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계속 걱정하고 있는지.

이것을 구분할 수 있다면
생각을 무조건 줄이는 것보다
지금 필요한 생각과 그렇지 않은 생각을 구별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

이건 정말 그럴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오히려 생각이 나는 것 같다.'

정말 그럴까.

궁금해서 관련 연구를 찾아보았다.

실제로 사고를 억제한 뒤
그 생각이 다시 나타나는 반동 효과를 보고한 연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생각보다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연구마다 결과에 차이가 있었고,
생각의 종류나 상황에 따라서도 달랐다.

최근 연구에서도 사고 억제가 모든 상황에서
일관되게 역효과를 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 제시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생각을 억누르면 반드시 더 생각난다'고 말하지 않았다.

궁금해서 찾아봤고,
찾아보니 생각보다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관련 연구

한 가지 기억할 것

생각이 많다고 해서 모든 생각에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생각은 해결해야 하지만,
어떤 생각은 그냥 지나가게 두어도 된다.

과거의 일을 모두 다시 해석할 필요도 없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전부 미리 준비할 수도 없다.

생각을 모두 줄일 수는 없겠지만,
모든 생각을 끝까지 따라갈 필요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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